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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시 후기
조선일보 합격후기
- 유재인
- 조회 : 5925
- 등록일 : 2021-12-19
안녕하세요. 세저리 13.5기 유재인입니다. 이번 2021 조선일보 수습 공채에 합격해 내일 첫 출근을 앞두고 있습니다.
후기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열심히 보며 언젠가는 이곳에 저도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찾아와 감회가 새롭습니다.
조선일보 채용 후기는 신지인 선배와 남지현 선배 글이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전형별로 상세하게 적혀 있고, 크게 변화가 없어 저는 공부했던 방법 위주로 후기를 작성할까 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언론사 채용 과정은 자기소개서, 필기, 실무평가, 면접 네 단계로 나뉩니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저는 세저리에 들어와 네 항목의 밸런스를 맞춰 공부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1.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는 글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019년 9월 처음 서류를 넣었고 마지막 조선일보 합격 자소서까지 세 보니 약 50개의 자소서를 제출했습니다. 서류를 본격적으로 거의 다 붙기 시작한 건 올해 초부터입니다. 중요한 건 ‘경험과 언론인과의 연계성’, 그리고 ‘디테일’인 것 같습니다. 또, 자기소개서는 다짐 및 포부도 필요하지만, 그동안 얼마나 탄탄한 경험을 쌓아 왔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간단히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전) 책과 글을 좋아한다. 더 많이 책을 읽고 좋은 글을 쓰는 기자가 되겠다.
후) 롤스의 정의론을 읽고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사회의 불평등을 줄여 나가는 기자가 되고 싶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혹시 제 자소서가 필요하신 분들은 따로 연락 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2. 필기
저 역시 필기시험을 통과하기가 가장 힘들었고, 합격했지만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최근에 필기를 조금씩 합격하면서 느꼈던 것은 다작의 중요성과 암기의 필요성입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편의 글을 꼭 쓰려고 했습니다. 제쌤의 현장 논술, 요쌤의 실전논작, 논작 스터디(요쌤없는실전논작 최고)에서의 과제 등, 글을 쓸 기회가 있으면 거의 모두 참여했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상대의 좋은 글을 분석하면서 꾸준히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암기의 중요성은 비교적 최근 깨달았습니다. 철학, 정치, 경제, 환경 등의 카테고리로 나뉘는 저만의 지식DB를 만들었습니다. 신문을 읽고 알게 된 수치와 통계 등을 정리하는 용도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철학’ 파트에는 권위있는 전문가나 서론과 결론부에 수미상관으로 쓸 수 있는 개념들을 따로 정리했습니다. 새로운 것이 생길 때마다 DB를 업데이트했고, 필기시험 전에는 정리한 것들을 매번 외워 갔습니다. 평소에 많이 보고, 시험 전에도 집중해 보면 어떤 논제가 나와도 쓸 수 있는 개념 몇 개가 생각났습니다.
분기별로 나올 만한 주제들도 간략히 정리했습니다. 개념과 주요 현안, 생각,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치 등을 5줄 정도로 정리해 필기 시험 전에 훑고 갔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그린뉴딜 개념 :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 정책을 의미한다. / 우리나라에서 그린뉴딜은 기후위기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정책 IPCC :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막아야 재앙을 최소화할 수 있음 우리나라 그린뉴딜 문제 - 구체적인 탄소배출 감축 목표와 시한 제시 X > 여전히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립 중 탈원전 기조에서 현실성 없는 목표치 정의롭지 못한 전환 > 석탄발전소 종사자 등 사양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안전망 미비 |
3. 실무평가
대부분 실무평가는 집단토론+현장기사 로 이뤄집니다. 집단토론의 경우 논술을 준비하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분기별로 나올 만한 주제들을 정리한 후 손으로, 입으로 외워 갔습니다. 이번 조선일보 토론 면접에서는 ‘M세대와 Z세대의 세대갈등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문제가 나왔습니다. 평소 MZ세대, 세대갈등, 586, 공정 등에 관해 이해하고 있어야 풀어낼 수 있는 내용이었는데, 정리했던 개념이라 잘 대답했던 것 같습니다.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라면 자신감은 따라 붙습니다. 대부분 다대다 면접이기 때문에 토론에서는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되 적극성과 자신감 있는 태도 또한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현장기사 쓰기는 ‘현장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많은 취재원을 만났고, 얼마나 많은 곳에 방문했는지 취재수첩과 기사에 녹여낼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현장평가 전 들었던 정말 큰 도움이 됐던 조언 중 하나가 “취재원의 이름과 나이, 전화번호, 주소 정도는 취재 수첩에 꼼꼼히 기록해놓으라” 였습니다. 이와 동시에 기사를 쓰는 방법과 기본기가 있어야 하기에 기사를 많이 써 본 세저리민이 유리하기도 합니다.
4. 면접
최종 면접은 사실 운이 정말 크게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의 시험 성적 + 이미지 가 합불을 좌우한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최대한 씩씩하게 대답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모르는 질문이 나왔을 때 어떻게 대답할지 많이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이번 최종면접에서도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나왔었는데, 아는 부분까지 대답한 후 “합격하면 더 공부해서 가겠습니다”라고 마무리했습니다. 뭘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보다는 그 사람의 태도를 더 보는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면접은 누구나 떨립니다. 그걸 인정하되, 불안과 떨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면접 전 가능한 많은 선생님들과 모의 면접을 해 보고, 질문을 많이 뽑아 생각했던 게 도움이 됐습니다. 연습한 질문이 많이 나오기도 했고, 선생님들과 비슷한 연배의 심사위원들과 말한다고 생각하니 긴장을 풀 수 있었습니다.
5. 마지막으로
지난 해 9월, 제가 세저리에 처음 들어왔을 때, 멘토 선생님이었던 제쌤께서 “세저리 생활은 루틴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루틴은 매일, 주별, 월별 계획을 세우고 이에 맞춰 꾸준히 규칙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쌤께서 당시 보여주셨던 한 선배의 계획표를 참고해 저 역시 저만의 계획표를 만들었습니다.
우선 학기 시작마다 주별 계획표를 짰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 밤에 자는 시간은 고정해 놓았습니다. 저는 보통 12시에 자서 그 다음날 아침 7시 반쯤 일어났습니다. 일정 수면 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효율이 떨어지더라구요,, 그 다음에는 수업 시간을 빼놓고, 매주 해야 할 과제 목록을 정리했으며, 이외에도 개인적인 공부 시간이나 스터디 시간들을 주별 계획표에 채워 넣었습니다. 정확히 시간을 지키지는 못하더라도, 매주, 매일 할 일이 적힌 시간표를 보고 하나하나 체크해 나가며 일과를 보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세저리에 있는 1년 반 동안 한 번의 주말을 제외하고 매주 서울 집에 올라갔습니다. (그 한 번의 주말에는 친구가 제천에 내려와 놀러 나갔어요,,) 주중에 제천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주말에는 쉬자가 제 신조였습니다.. ㅎㅎ 그래서 제 계획표에는 주말은 비어 있습니다.
일별 계획표와 주별 계획표를 첨부합니다. 사실 저는 MBTI로 따지면 ISTJ(구조주의자, 계획주의자, 루틴주의자 등등...)이기에 이 방법이 잘 맞았던 것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생활 패턴에 맞게, 너무 무리하지 않게 루틴을 짜는 겁니다.
세저리는 제게 언론인이 되기 위한 ‘가장 바르고 가장 빠른 길’ 그 자체였습니다.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 힘들다고 찡찡댈 때 위로해준 동기들, 정말 많은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빨리’ 기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이제 그 길을 ‘바르게’ 걸어나가겠습니다.
부끄럽지 않은 동료가, 후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두모두 조만간 현장에서 만나길 기다리며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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