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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1년 전 오늘, 당신은 무얼 하고 있었나요?
- 저* *
- 조회 : 396
- 등록일 : 2025-12-03
저는 태백선 다큐 편집하고 있었습니다!
박쌤께 영상 편집구성안을 보여드리고,
편집기에서 편집 중인 영상을 보면서
피드백을 받고 바로바로 편집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PD들은 피드백을 이렇게 받는다는 사실!)

이렇게 말이죠..
저녁 늦게까지 피드백을 받고 있었는데
박쌤께서 갑자기 뭐야??!!하고 벌떡?일어나셨습니다..
그래서 모지?????했는데...계엄이 선포됐죠.
그때 피디방에 채은진주도 있었는데요
채은씨는 박쌤이 저한테 화를 내시는 줄 알고 저게 박쌤 피드백인가 떨었고
진주씨는 박쌤이 영상에 등장하는 분에게 화내는 줄 알았다고...
(박쌤은 평소 화를 잘 안내시는 걸로 유명해서 다들 놀랐나봐요)
작년 5월에 발제를 시작해서
12월 계엄 선포를 맞이하고
그렇게 해가 달라지고...
지난학기 홈커밍데이날까지 편집하고 나레이션 녹음하고
홈커밍데이 다음날인 4월 6일에 영상을 출고했습니다


이렇게 무수한 수정을 거치고 거쳐..
인터뷰 정리본 180페이지, 프리뷰 230페이지가 나왔던...
1년을 붙잡고 있던(ㅎㅎ;;) 첫 다큐!!
'태백선 무궁화호,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보고서'가

2025 시청자미디어대상 방송영상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호화로운 시상식도 다녀왔습니다.

이렇게 태백선 영상이 온동네방네 나왔다네요...
태백선 무궁화호는 태백선 104km를 달리는 무궁화호를 타고, 폐광과 함께 사라져가는 탄광 마을의 흔적과 그곳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 기차 여행객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종종 안쌤께서 가끔 태백선이 어디서 나온거야! 취보론에서 나왔잖아! 라고 말씀하시는데
사실 그보다 먼저 박쌤 프로그램기획구성론 수업 때 발제했습니다ㅎㅎ...
프기론에서 제가 아이템 발제 통과를 못하고
몇달을 방황하던 시기에 박쌤이 이래선 안된다.
한명씩 돌아가면서 아이디어 내봐라!하셨고
수강생들이 하나씩 관심있던 아이템을 말해줬습니다.
그때 전 영상조교와 현영상조교님도 있었는데
혁규 피디가 간이역, 폐역에 관심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때부터였죠....감사합니다 혁규피디..

미콘부 5월 1일 회의때 처음으로 입발제 느낌으로다가 가져갔었네요
시대적 상황과 맞는 기차 이야기가 무엇일까
그때 태백에 하나 남은 광업소가 사라진다는 뉴스와
무궁화호도 몇년뒤 페지한다는 기사를 봤고
철도로 실어나르던 석탄..
석탄과 사람들을 실어나르던 기차...그리고 그 주변 마을의 상황은 어떻게 변했는지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차 역사, 태백선 자체에 대한 역사, 무궁화호에 대한 역사
태백선이 지나는 마을 하나하나의 과거와 현재, 주민들의 이야기
그리고 석탄 산업의 역사까지 몰랐던 세계를 많이 배웠습니다.

기획안, 편집구성안을 여러 차례 고치고, 엎고 다시 쓰고

(이게 맞나..?)라고 생각하면서
자료 조사하고 전화돌리고 그러면서 계속 공부했습니다.
출입 안 된다고 막아서던 폐광을 앞둔 광업소도 무작정 가보고
무작정 기차 타서 사람들한테 말도 걸어보고 무작정 취재를 많이 했습니다.
뜻대로 취재가 안 된 날도, 우연찮게 취재원들을 많이 만난 날도 그냥 기차 영상만 촬영하고 온 날도 있었어여

아무래도... 15번? 정도를 왓다닥 갓다닥했기 때문에..
어느 구간에 뭐가 있는지, 어떤 풍광이 있는지 어디서 어떻게 찍어야 예쁘게 나오는지

몇번을 타고 다니면서 익혔습니다

촬영 후 꾸질꾸질해진 몰골...

시위현장도 가보고, 시골 마을 돌아다니면서 주민들 찾으러 다니고
장비이고지고 뛰어다니고..
이땐 카메라+삼각대 풀세팅이 가볍게 느껴졌는데ㅎㅎ
이젠 무겁더라고요...

난처한 상황도 많았습니다.
오만이에게 운전을 맡기고 취재를 갔었는데 그때 촬영을 제지당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상황을 어찌저찌 모면하고 오만이와 차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가고 있는데
"힘든 일 같다, 즐거워서 하는 거 맞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때 선뜻 대답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만이와 우중취재..
그럼에도 좋은 말씀을 해주셨던 분들, 자신의 이야기를 기꺼이 들려주신 주민분들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탄광 마을로 성황을 이루다가 폐광 후 사람도 줄고 마을의 활기를 잃어간 기차가 서지 않는 마을 주민을 인터뷰했을 때 "이 인터뷰로 실제 변하는 게 있진 않겠지만, 그래도 말이라도 해서 속이 시원하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지역언론이 다가가야 하는 건 지역민임을 다시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마을회관을 찾아가고, 기차 승객에게 말을 걸고 할 때마다 먹을 것도 항상 많이 챙겨주셨습니다

이렇게 먹을 것도 잔뜩 챙겨주시고 가는 길 배웅해주셨엇져..
어떤 분과는 1시간동안 대화하다가 내려야할 기차역도 놓칠뻔하기도 했습니더 헤헤
겉으로 드러난 현상도 중요하지만, 그 안의 사람에게 주목해야 함을 배웠습니다.
끝내 전달되지 못한 목소리가 많다는 걸
그 목소리를 계속해서 듣는 피디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장비도 옴팡지게 많이 빌렸습니다.
장비 대여 규칙을 안지키고 먼저 가져가는 사람이 생긴 바람에
촬영을 취소하고...그 이후에 단비회의에서 울분을 토하기도 햇다네여..

촬영을 많이 다니다보니 카메라도 부셨었습니다 ㅎ
<-요랬는데 저래됐슨..->

편집기도 와방방 빌리고...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 덕에 태백선이 만들어지고 이렇게 수상도 해보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엔딩크레딧을 빛내주신 분들을 소개합니다! 아이돌 앨범 땡스투 느낌으로다가...

옥주쌤과 함께 처음으로 태백선 무궁화호를 타고 태백까지 가보고,
옥주쌤이 사람들한테 말거는게 두려웠던 초짜피디를 대신해 역무원분과 대화도 걸어주셨고
이번 공모전 공고 알려주시고 꼭 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윤찰 언니 덕분에 폐역을 새롭게 가꿔서 문화공간으로 지키고 계신 취재원도 섭외하고,
태백까지 왔다 갔다 좋은 장면들을 많이 찍었습니다.
(윤철언니와 찍은 사진이 없어서 세저리카라멜로 대체 ㅎ,,ㅎ)

정선, 영월 등등 운전해서 다녀주고 제가 못보고 지나친것들 찍어줬던 용훈 피디

거의 마지막 촬영이었던 가을 촬영 태백의 이곳저곳을 함께 가주고,
또 기차 노선도를 어떻게 영상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 많았는데
흔쾌히 그래픽 만들어준 진주 피디에게 감사합니다.
진주 피디가 파란 머리 시절에 촬영 갔었는데 말이죠
국장님 빨간머리 시절도 있답니다?
그렇게 영상 취재를 하고 있었고
취보론 르포 기사 아이템으로도 가져갔습니다.
기사는 또다른 앵글로 접근해보려고 했는데...역량부족으로 실패했습니다...
이때 팀원을 모집해서 같이 태백선 공부도 하고 취재도 갔었는데
기사팀과 취재간날에 비가 억수로 많이 왔었습니다.

저 혼자 가기 힘들었던 작은 마을 단위의 취재장소를 많이 다니고,
주민들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비를 뚫고 함께 열심히 취재해준 채은 민성 기자에게 감사합니다.
사진은 폭우 속 폭풍운전중인 채은과 조수민성의 뒷모습입니다.

셋이서 한국에서 제일 높은역도 갔었습니다
오밤중에 간부방에서 위플래시(not 에스파파) 찍었는데
열심히 성대를 갈고닦아 감미로운 나레이션 해준 영범 기자에게도 감사합니다.
제가 학기초에 나레이터로 섭외하고 그 다음학기에 녹음을 하게됐는데
그때까지 항시 목관리를 했다고...
부장으로서 개인 다큐 하나 못내놓고, 팀원들을 채찍질하고 피드백해줄 자격이 있나...나도 못하는데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는데, 그 시절 부장 탄핵하지 않고 기다려준 미콘부원들에게도 감사합니다.


(미콘부짱!)
그리고 공모전 심사 과정 중에 투표가 있어서
투표 독려 카톡을 저널리즘단톡방에 올렸었는데
많은 분들이 투표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덕에 상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재학생분들 다들 감사합니다!! 힙힙호레이~
그리고 그리고... 이 다큐를 만들때 항상 고민하고 고뇌하고
이 길이 내길이 맞나..난 왜이렇게 부족한가..이런 자기와의 싸움을 하고...

갑자기,,,울고,,머 이런 온갖 청승과 주접을 떨었는데
그때마다 늘 옆에 있어줬던 친구들, 응원해줬던 동료들에게 고맙습니다.



이런 응원도 받았습니다.
뉘기인지 아직까지 모르는데 감사합니다..
근데 뉘기세여?//?
그리고 정말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박쌤!
제가 주저하고 힘들어할 때마다 미콘부원들한테 따로 '쟤 좀 데리고 가봐라'라고 얘기도 해주시고...
사실 제가 감당하기 힘든 거대한 이야기 같아서 중간중간 포기하고 싶었는데
"이건 실패야! 하지만 실패더라도 끝을 봐야 해" "포기는 없어!" 라고 채찍질해주셨습니다.

만약 그때 그냥 제가 포기했다면 이런 순간을 맞이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박쌤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이외에도
피디는 자기가 하는 아이템에 대한 공부가 탄탄하게 되어있어야 한다, 전문가가 되어야한다.
책상에만 있지 말고 현장에 나가라. 현장에 가서 몸으로 익히고, 그 안에서 서사를 쌓아 올려야지.
무작정 인터뷰만 띡 따오는 게 다가 아니다. 기승전결이 있는 스토리, 내러티브 구조를 쌓아야 한다.
동어반복을 경계해야한다.
마치 르포 기사를 쓴다고 생각하고 상황을 어떻게 영상으로 보여줄지 영상 서술을 고민해 봐라.
등등 박쌤에게 피드백받으며 피디의 태도와 자세를 많이 배웠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라는 말씀도 많이 하셨는데
사실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몰랐지만 네..네...하고 뒤돌아서 찾아봤었습니다.

보배가 됩시다 모두...!

박쌤 말씀대로 '실패하더라도 끝을 보니' 이렇게 근사한 상도 받게 되네요.
그렇게 박쌤은 시청자미디어대상 우수상과 최우수상을 배출한 거장보배교수님이 됐습니다
이외에도 각종 영화제를 휩쓸고,,방송국을 휩쓸고...
공모전 신청할때 영상을 다시봤는데 엉성한 부분도 아쉬운 부분도 이상한 부분도 많더라고요
다시보니 새로웠습니다. 다음 작품은 더 잘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태백선 순간들을 남겨봅니다!
봄 되면 태백선 타고 추억여행 한번 가봐야겠습니더!!
태백선 취재하고 제작했던 순간들 잊지 않고 좋은 피디가 되도록 노력하겟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