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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을'을 지켜주는 사람

  • 저* *
  • 조회 : 105
  • 등록일 : 20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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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들 방학 즐겁게 보내셨나요?


벌써 다음주면 개강이라니! (믿기지 않아,,)


날이 따뜻해지며 여기저기서 좋은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는데요.


최근 경남도민일보에 입사한 16기 최은주 기자의 소식을 전하려고 합니다!


최은주 기자의 편지를 읽어보고, 한 학기를 어떻게 보낼지 계획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아래는 최은주 기자가 보내온 따끈따끈한 서한입니다.




명함에 부끄럽지 않게 행동해라. 여러분은 을이 아니다. 을을 지켜주는 사람이다. 처음이라 잘 모르더라도 항상 유지해야 하는 것은 당당한 자세이다. 잘 모르는 것은 인정해라. 하지만 잘 알고 싶다고 말해라. 시켜주면 받아쓰겠다는 것은 안 된다. 허락해주는 한도 내에서 알아보겠다는 것은 비굴한 자세이다. 인간으로서 취해서는 안 될 태도다. 그렇게 살기 싫어서 기자 하려는 거 아니냐.”

 

안 쌤께서 제가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해주신 말입니다. 단비뉴스에서의 첫 기사였던 야쿠르트 언니출고를 앞두고 고민하던 시기였습니다. 본사에서 고소를 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던 상황에서, 제가 혼란스러워하자 안 쌤께서 이 말을 건네주셨습니다.

 

그 이후로도 저는 기자로서의 태도와 마음가짐이 흔들릴 때마다 이 말을 되뇌이곤 했습니다. 기자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기준이 되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안녕하세요. 3월부터 경남도민일보에서 일하게 된 16기 최은주입니다.

 

세저리 재학 시절 세저리 후기 글을 읽으며 많은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있는데, 이렇게 직접 쓰게 되니 감회가 새로운 것 같습니다. 그러나 스스로가 이렇게 후기를 올릴 만큼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인가 되물어보면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세저리에 입학한 한 사람이 이런 과정을 거쳐 이런 곳에 가게 되었구나정도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기자를 꿈꿨습니다. 당시 누구나 가입하던 SNS에 가입하면서였습니다. 그 네모난 공간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기는 모습을 목격하곤 큰 충격을 받았거든요. 말의 영향력을 크게 실감하며, 말을 책임감 있게 다룰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 이후로는 줄곧 관련 활동을 하며 꿈을 키웠습니다.

 

하지만 단지 꿈을 키울 뿐, 기자가 되기에는 직업에 대한 이해도, 실력도, 확신도 부족했습니다. 제대로 배우고 현장에 서고 싶었습니다. 이 상태로 무턱대고 기자가 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무서웠습니다. 무지한 상태에서 저지르는 말과 행동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세저리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후로는 고민 없이 진학을 꿈꿨습니다.



그런 저의 세저리 생활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습니다. 첫 학기 저널리즘 글쓰기 수업에서는 최하위 점수를 받기 일쑤였고, 안 쌤은 너는 글을 가르칠 맛이 안 나!”라며 호통을 치기도 하셨습니다. 발제할 때도 수도 없이 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세저리 생활은 참 즐거웠습니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남들보다 몇 배로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사 한 편을 쓰더라도 비슷한 단비뉴스 기사를 전부 프린트해 읽고 분석하거나, 문장력을 기르기 위해 문장 관련 책도 꾸준히 읽었습니다. 기자를 오래전부터 꿈꿨지만, 글을 제대로 써본 경험이 많지 않았기에 바닥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세저리 생활 중 가장 감사했던 것은 몰입하며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감사하게도 저는 산사태 기획보도산불 기획보도를 취재했습니다. 전국 지자체에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수많은 오류와 누락 데이터를 바로잡기 위해 수십, 수백 곳에 전화를 돌리곤 했습니다. 둘 다 주관기관이 산림청이어서인지 어느 날부터는 제 전화를 받지 않더라고요. 전문지 월간 <> 채용 공고가 뜰 때면 동료들은 은주 너를 위한 자리다라며 공고문을 보내주곤 했습니다.



물론 정말 힘들기도 했습니다. 몇천 건이 넘는 데이터를 정리하고 분석하며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길어지는 취재 기간 동안 수도 없이 지쳤습니다. 힘든 만큼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렇게 힘든 게 기자인가?’, ‘기자를 하니까 내가 없어지는 것 같다같은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행복했습니다. 이 힘든 과정을 오래도록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내가 채워지고 있다는 감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설레서 벅차다, 너무 벅차서 진정되지 않는다는 감각을 느낀 적이 많지 않은데, 세저리에선 이런 순간이 참 많이도 찾아왔습니다.

 

무엇보다 동료들은 세저리에서의 시간을 조금 더 행복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해준 버팀목이었습니다. 아이템부터 취재, 기사 작성, 기자라는 직업 자체까지 삶의 일부를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좋은 동료를 만났습니다. 고민이 생길 때면 기숙사 통금 직전까지 소주 한 잔씩 기울이며 허심탄회하게 나눴던 기억은 제게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술 친구가 되어준 동료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글을 읽으며 느끼셨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빠르고 효율적인 사람은 아닙니다. 동료들마다 세저리 생활을 어떻게 보낼지 계획이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1년은 취재, 1년은 취준을 한다는 식이었지요. 저는 그런 것보다는 그냥 2년 동안 취재를 열심히 했습니다. (멀티를 잘하지 못했다고 보는 게 맞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제대로 된 채용 준비는 졸업 후에야 시작했습니다. 물론 남들보다 준비가 늦어지는 것 같아 후회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채용 과정을 겪어보니 후회할 필요는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자 준비하고 달려온 시간이 다르고, 각자의 부족한 부분을 각자의 방식으로 채우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채용 과정을 경험하며 세저리에서의 모든 시간이 기자로서 성장하는 데 큰 자양분이 되었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저는 세저리에 있을 때 청년부, 지사부, 환경부를 모두 경험했고, 문행위 2, 문행위원장 2, 행정조교 등을 했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보고 듣고 경험한 것 가운데 채용 과정에서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동료들의 글을 보며 믿지 않았는데, 정말이더군요.

 

예를 들어 자소서 작성법은 안 쌤의 자소서 특강에서, 논술은 안쌤이 봐주시는 논계와 석쌤이 봐주시는 사발스에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자소서나 논술의 경우, 취준 생활 동안 교수님의 피드백 녹음본과 글을 전부 다시 읽고 분석해 공책에 정리했습니다. 녹음본을 뜯어보니 논술을 구조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어떤 글이 좋은 논술인지 가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석쌤께서는 초고뿐 아니라 퇴고까지 논리적인 흐름과 팩트 측면에서 꼼꼼히 봐주셨습니다. 꾸준히 일주일에 한 편 이상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논술 실력도 늘었습니다. 무엇보다 행정조교를 하며 규쌤의 논술 시간을 통해 현장에서 논술을 잘 쓰려면 어떤 접근이 필요한지도 알게 됐습니다. (+행정조교로 일하며 세미 직장인 경험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세저리에서 보낸 시간은 모두 기자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습니다. 부족했던 시절도, 헤매던 시간도 결국은 현장에 설 힘이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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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아이콘이미지  댓글수 1
naver 태정   2026-02-27 20:38:53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모든 시간이 결국은 현장에 설 힘이 된다는 문장에 힘 받고 갑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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