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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시 후기
전주MBC 합격후기
- 14.5기 이주연
- 조회 : 3719
- 등록일 : 2023-01-04
안녕하세요. 14.5기 이주연입니다. 이번에 전주MBC 취재기자로 합격했습니다.
첫번째 학기는 신입생으로, 두번째 학기 환경부장으로, 세번째 학기 편집국장으로 일하며 세명대 저널리즘 대학원(세저리)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도움이 되길 바라며 후기를 공유합니다.
저는 국제신문, 한국리서치 인턴과 MBC탐사보도팀, KBS탐사보도부에서 취재작가로 일하며 기자의 꿈을 키워왔습니다. 하지만 신문을 읽고, 시사상식을 공부하고, 논술을 쓰면서도, 일과 공부의 병행에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인정받고 싶은 욕심에 일에 몰두하면, 공부를 소홀히 하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온종일 공부하고 싶다.'
제가 세저리에 간절히 들어오고 싶었던 이유입니다. 첫 학기에는 동기들과 빨리 취업해서 세저리를 탈출하자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제정임, 심석태, 안수찬 교수님의 수업을 들으며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는 열망이 더 강해졌습니다. 모두가 '기자가 되는 것'을 꿈꾸지만, 기자가 되고 난 후의 삶은 잘 꿈꾸지 않는다는 제정임 원장님의 말씀이 와닿았습니다. 기자가 되는 것 자체를 꿈꾸지말고, 좋은 기자가 되는 것을 꿈꿔야겠다고 다짐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세저리의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겠다고 마음을 바꾸게 됐습니다.
1. 시간관리
시간관리는 매우매우 중요합니다. 수업과 단비뉴스 출고, 스터디 등으로 일정에 질질 끌려가는 느낌이 들면 안 됩니다. 주도적으로 시간을 관리하고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주일 단위로 돌아가는 시간표를 관리하고자 위클리 노트를 구매했습니다. 매주 들어야 하는 수업과, 기사 출고 일정, 읽어야할 책, 논술 등을 표기해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실제로 이 방법으로 시간을 관리해서, 일정을 놓치지 않고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특강 수업은 격주로 진행되기도 해서 일주일 단위로 일정을 정리해두는게 도움이 됐습니다.
2. 수업
제정임 원장님의 시사현안세미나와, 경제사회토론 수업은 시사 현안 주제마다 학생들이 직접 발제문을 작성하고 발표해 토론하는 수업입니다. 굵직 굵직한 이슈들을 역사와 최신 쟁점까지 한 번에 정리할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언시 스터디에서 흔히 하는 '논제 정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수업에서 다른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제 의견을 전달하는 훈련을 할 수 있었고, 교수님의 정리강의로 마무리해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수업에서 다뤘던 논제들을 제목만 작성해 프린트하여 빈 공간에 배운 내용을 복기해보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심석태 교수님의 미디어와 법, 언론윤리 수업에서 언론 환경과 관련된 법 쟁점을 공부했던 게 면접에서 도움이 됐습니다. 수업에서 배웠던 초상권, 명예훼손, 위장취재 등에 관한 의견을 묻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안수찬 교수님의 글쓰기 강의는 논술 작성의 방향을 잡을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논술은 감을 잃지 않는게 가장 중요했는데, 교수님의 수업을 듣고 나서 방학특강으로 계속 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3. 부 활동
저는 환경부에 3학기 있었습니다. 특히 저는 한 조직에 가면 어떤 자리든 책임감이 필요한 위치에 서면 시야가 달라진다고 믿습니다. 환경부에서는 두 번째 학기에 환경부장을 맡았지만, 첫 학기부터 환경부장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으며 더 환경부 기사에 애정을 가졌습니다. 책임감이 필요한 자리에 있어 본 경험을 한 사람은 시야와 깊이에서 차이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환경부장을 하며 팀원들과 '연탄의 정의로운 전환'에 관한 시리즈 기사를 내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이 시리즈는 자소서 한 문항의 스토리로 쓸 수 있었습니다.
환경부 기사뿐 아니라, 환경부에서 제작한 '소리뉴스' 녹음과 편집에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소리뉴스 녹음은, 6~10페이지 분량의 기사를 두 명이 나눠서 읽게 됩니다. 한 회당 20분 정도 읽게 되는데, 저는 1년간 녹음하며 발성이 단단해지고 발음이 정확해진 것을 실감했습니다. 처음 녹음하고 스스로 들어봤을 때 마음이 안 들어 세 번 재녹음을 한 적도 있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며 미세하게 남아있던 사투리도 고칠 수 있었습니다.
편집국장을 맡고 나서는,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에서 '단비뉴스가 기후 위기 보도에 진심인 이유'라는 제목으로 발표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전 환경국장, 현 편집국장이 아니었다면 서지 못했을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15분 가량 했던 발표는, 기후 위기 보도에 관해 깊이 공부할 수 있는 기회와 어떤 면접에서도 떨지 않을 수 있는 강심장을 안겨주었습니다.
전주MBC
1. 자소서
저는 방송기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리포트를 만들어본 경험도 없고, 영상에 무지하다고 생각해 신문기자 지원에 집중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소서를 쓸 때 방송기자와 신문기자에 큰 차이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소서에서 중요한 건, 작은 일이라도 해왔던 일에 대한 경험을 기자 직무와 연결해 잘 풀어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전주MBC 문항은 얼마 전 있었던 KBS 문항과 겹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는 중요한 건 내용이라고 생각했고 '지역'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역량 서술에 집중했습니다. MBC와 KBS에서 했던 프로그램과 단비뉴스에서 했던 '연탄 보도' '난민 인터랙티브 보도' 등을 자소서에 녹여냈습니다.
갈등을 해결해본 경험 문항에서는 편집국장을 해 본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여러 사람과 소통하며 크고 작은 갈등을 다뤄봤고, 갈등 자체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필연적인 것이라는 내용을 썼습니다. 저는 자소서에서는 통신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불합격해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혹,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저의 자소서가 궁금하신 분은 맨 아래 메일로 연락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2. 필기(상식, 논술, 스트레이트/리포트 작성)
필기는 상식과 논술, 스트레이트/리포트를 모두 작성해야 했습니다. 상식에서 전북 지역의 이슈인 '새만금이 포함된 지역과 총 길이' 등 5문항이 나왔는데, 저는 사실 아는 상식이 2개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상식보다는 논술과 스트레이트/리포트 비중이 높았던 것 같습니다. 논술은 전북 지역의 개발과 성장, 그리고 나아가야 할 점 등을 물었습니다. 저는 필기 때까지는 전북 지역의 현안을 제대로 알지는 못 했고, 첫 문장을 '전북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썼습니다. 지역 소멸의 뿌리깊은 역사와, 전북에 필요하지만 정답이 될 수 없는 개발, 그리고 관계인구 구축 등의 현실적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스트레이트/리포트는 심석태 교수님의 방학 특강과 꾸준히 했던 세저리 학생들과의 방송뉴스 스터디가 도움이 됐습니다. 2장 분량의 보도자료를 주고 스트레이트를 썼고, 짧은 영상을 보여준 뒤 리포트를 작성했습니다. 방학 때 교수님의 특강에서 스트레이트와 리포트를 직접 써보고 첨삭받고, 그걸 이어 스터디에서 격주로 스트레이트와 리포트를 썼던 경험이 직접적으로 도움이 됐습니다. 짧은 영상은 5층짜리 모텔에서 불이나고 있는 현장이었는데, 리포트에서 '그림'이 중요하기 때문에 '제 뒤를 보시면~'등의 문구를 써 현장 느낌이 생생하게 나도록 전달하는데 집중했습니다.
3. 카메라테스트 / 실무면접
저는 방송사 카메라테스트는 처음이었습니다. 테스트를 받기 전, 전주MBC의 리포트를 따라 읽으며 급하게 연습을 했지만 사실 가장 도움이 됐던건 소리뉴스 녹음이었습니다. 1년 동안 소리뉴스를 꾸준히 읽으며 저도 모르는 새 호흡과 발성과 발음이 좋아졌습니다. 편집국장을 하면서 교수진과 학생들 앞에 나와 단비회의를 진행했던 경험과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에서 발표했던 경험으로, 앞에 나서는 것이 떨리지 않게 된 점도 도움이 됐습니다.
카메라테스트와 면접은 스튜디오에서 카메라와 마이크 앞에서 진행됐습니다. 면접관 세 분이 계셨습니다. 들어가기 10분 전에 스트레이트 원고 2개와 리포트 원고 2개를 주셨고, 한 번 반 정도 소리내서 읽으니 들어가야 할 차례였습니다. 면접관이 즉석에서 스트레이트 2번과, 리포트 2번을 읽으라고 지시했고 바로 읽어내려가야 했습니다. 떨지 않고 편안하게 읽었던 점이 좋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이어서는 상황을 하나 던져주고 즉석에서 현장 중계를 했습니다. 시간은 따로 주지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남산에서 화산이 폭발했다'는 상황을 주셨습니다. 당황했지만, 제 뒤에서 정말로 화산 폭발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상황 묘사와, 시민들이 대피하고 있는 현장, 구급차와 소방대원이 왔고 정확한 피해 상황은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음 등을 전했습니다.
4. 최종면접
최종면접을 앞두고서는 '왜 전주MBC 인지' '왜 방송기자인지'를 고민했고 전주, 나아가 전북의 지역현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면접 준비를 하면서, 심석태 교수님과 제정임 원장님께 모의 면접을 받았습니다. 특히 전주에 연고가 없던 저는 '왜 전주MBC'인지를 가장 많이 고민했습니다.
최종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겸손과 당당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심층탐사만 해봤지 데일리 리포트는 안 만들어봤네요? 이거 힘들텐데, 의심이 가네요"라고 하셨을 때도, 당황하지 않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 이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취재기자 최종 면접에는 총 9명이 올라왔고, 2명이 붙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최종면접을 거치면서, 그간 연관이 없어보였던 세저리 활동들 하나하나가 수많은 '점'이 되어 하나의 큰 그림이 그려짐을 느꼈습니다. 공부하기에도 바쁜데, 무슨 편집국장까지 맡았을까 스스로 의심했던 적도 있지만 결국 큰 도움이 된 것입니다. 2월까지인 임기를 모두 다 마치고 가지는 못하지만, 세저리 생활과 인연이 앞으로 기자생활을 하면서도 오래도록 깊게 저에게 영향을 미칠 거라 확신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move_kit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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