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조메뉴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기자, PD가 되는 가장 확실한 길!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본문 시작

세저리 이야기

코로나 시절, 우리는(방재혁/과천)

  • 13기 방재혁
  • 조회 : 216
  • 등록일 : 2020-03-14

안녕하세요 13기 방재혁입니다!

 

저는 20년 넘게 과천에서 살고 있습니다. 요즘 핫한 곳이죠? 맞습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의 본부 교회가 위치한 동네인데요.

 

어릴 때부터 신천지에 대한 소문을 어렴풋이 들었습니다. 카페에 모여있는 녹색 넥타이를 맨 신천지 교인들, 신천지 교회 앞에서 소규모 시위를 하는 아주머니들을 보면서도 저랑 상관없는 일이라며 넘겼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국에 퍼지고, 국민들의 비난이 31번 확진자를 포함한 신천지 교인들을 향하면서, 과천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이 글을 쓰면서 코로나 사태 속 과천에 대한 기록을 남겨보려고 합니다.

 



날씨가 화창하네요~




집에서 나와 5분 정도 걸으면 이마트에 도착합니다. 이 이마트 건물이 바로 신천지 본부교회가 위치한 곳이에요. 안으로 들어가볼게요.

 


1층은 평범한 이마트에요. 쇼핑하러 들어가기 전, 비치된 손소독제를 사용하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살 물건이 없으니 이마트로 들어가지 않고, 1층 코너에 있는 승강기로 가보겠습니다



신천지 교인들은 반대편 승강기를 이용하라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네요. 반대편 승강기로 가보겠습니다.

 


층별 안내문이 붙어있어요. 해당 안내문은 전에는 9, 10층을 교회라고 적혀있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신천지 교회로 수정됐습니다.

직접 타봤습니다. 9, 10층 버튼이 눌러지지 않네요. 어쩔 수 없이 계단으로 올라갑니다 ㅠㅠ




계단을 한참 오르다 보니, 8층에서 9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신천지 군악대 신입단원 모집 홍보물과 총회 홍보물이 있네요.

 




9층에 도착했어요. 뉴스에서 봤던 교회 입구를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각종 경고문과 행정명령 부착물이 붙어있네요. 불이 꺼져있어 어둡고, 분위기가 스산해 사진을 찍고 빠르게 다시 1층으로 내려왔습니다.

 

뭔가 아쉬워 고민했고, 즉석에서 인터뷰를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1층 이마트 옆에 위치한 카페로 이동! 흥미로운 팻말이 세워져 있네요



인터뷰는 사전취재가 중요한데 급하게 생각해낸 인터뷰라 취재가 없다시피 했습니다. 막연히 어떤 내용을 인터뷰할까 고민하던 중에 과천 식당과 카페 몇몇이 신천지 교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오해받아 장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뉴스가 떠올랐습니다. 인터뷰 대상은 신천지가 운영한다는 오해를 받은 카페 사장과 행인들. 수첩에 간단히 질문을 작성했습니다.


신천지 교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오해를 받아 뉴스에 나온 카페에 가봤습니다. 주말 황금시간대인데도 자리가 많이 비었네요. 사장님께서 이것저것 정리하시느라 바빠보여서, 커피 한잔 하면서 질문을 검토했습니다.






커피잔이 다 비워졌을 때, 마침 사장님도 한가해지신듯해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기자 지망생이라는 소개와 함께 질문을 시작하려는데, 사장님의 밝던 표정이 한순간에 어두워졌습니다. 자기는 신천지와 관련이 없고 더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거절하셨습니다. 기사를 쓰지 않을 것이고, 단순 호기심이라고 설명했지만, 빨리 나가달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다른 카페로 가봤습니다. 이 카페는 신천지가 운영한다는 입소문이 방금 전 카페보다 훨씬 크게 퍼져 심한 타격을 입은 카페입니다. 입구에 안내문이 세워져있네요




들어가보니 알바생 2명만 일하고 있었고, 본인들은 인터뷰할 권한이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이후 6곳의 카페와 식당을 방문했지만, 모두 거절당했고 심지어는 나가라며 욕을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할 수 없이 길거리로 나와 행인들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행인들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30분 동안 10명 넘게 붙잡고 시도했지만,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학보사 활동을 하면서 인터뷰 거절을 꽤 경험했지만, 이렇게 연속된 거절과 냉담한 반응은 처음이었습니다. 소득 없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씁쓸한 하루였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살던 동네인데, 미묘하게 달랐습니다. 친절했던 식당 주인들은 날이 서있었고, 행인들은 낯선 이를 강하게 불신했습니다.

 

전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는 요즘, 날씨는 풀렸지만, 분위기는 냉랭합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뜨거운 땀을 흘리며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을 응원하며, 사태가 빨리 해결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길고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저리 식구분들도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제목아이콘이미지  댓글수 7
naver -   2020-03-14 22:16:53
현장성이 느껴지네요 !! 잘 읽었습니다.
naver 마님   2020-03-14 22:20:20
과천 신천지 현장 취재, 읽으면서 심장이 쫄깃해지는 느낌. 취재를 거절당하며 '식당 주인들은 날이 서있고, 행인들은 낯선 이를 강하게 불신했다'를 스케치한 것도 돋보이는 대목.
naver -   2020-03-14 22:43:11
크~~~~~~~~~~~~~~ 크~~~~~~~~
naver 13기 조한주   2020-03-14 23:14:04
생생한 리포트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naver -   2020-03-15 00:20:41
글을 읽으면서 마스크를 써야 할 것만 같은 현장감...! 계속된 거절 속에서도 취재를 향한 열정이 대단합니다
naver -   2020-03-15 13:13:29
신천지로 오해받기 좋은 시절이라 취재가 더 어려워졌어요ㅠ.ㅜ 하도 핫한 곳이라 더 어려웠을 거 같아요. 앞으로도 거절당할 일 많겠지만 코로나가 지나가면 지금보단 더 수월할 거에오! 기죽지 말아요 우리ㅋㅋ
naver dlawld****   2020-03-15 20:43:41
저도 대구 신천지 교회 인근에 카페 사장님들과 인터뷰를 시도했는데 정말 싫어하시더라구요... ㅠㅠㅠ 신천지가 교회 다니면 장사 잘 되게 해주겠다면서 포교 활동을 엄청 했다고 하던데... 아무튼 궁금했던 과천 이야기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ㅎ
* 작성자
* 내용
로그인